성장 실험 하나를 하려면 개발팀 일정이 비기를 몇 주씩 기다려야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Claude Code 같은 터미널 기반 AI agent 덕분에, 적절한 권한만 받으면 마케터나 성장 담당자도 A/B 테스트와 랜딩 페이지 변경을 직접 만들어 실제 서비스에 내보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방향입니다. 틀 없이 쓰는 AI는 쉽게 곁가지로 빠지고, 혼자 일하는 창업자는 매출과 상관없는 기술 작업에 시간을 쏟기 쉽습니다. ElevenLabs가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에 성장 업무를 이끈 한 창업자는 이 문제를 풀려고 Claude Code를 회사 목표에 묶어 두는 오픈소스 틀 Agentic Growth OS를 만들었습니다. 그 구조와 쓰는 법을 정리합니다.
채팅창이 아니라 작업 폴더에서 일하는 agent
웹 채팅 AI는 글을 만들어 주는 데서 멈추기 쉽지만, 터미널에서 도는 agent는 작업 폴더의 파일을 맥락으로 삼아 지표를 읽고 스크립트를 실행하고 실제 결과물을 고칩니다. 다만 아침 한나절이면 MVP(최소 기능 제품)를 만들 수 있는 지금, 가장 큰 위험은 코딩 속도가 아니라 아무도 원하지 않는 기능을 부지런히 만드는 일이라는 것이 이 틀을 만든 창업자의 진단입니다.
Agentic Growth OS는 GitHub에 공개된 저장소로, Claude Code의 plugin(기능을 덧붙이는 확장 기능) 명령 두 줄로 설치합니다. 특정 모델이나 실행 환경에 묶이지 않아 OpenAI의 Codex나 OpenClaw 같은 다른 agent에서도 설정을 다시 쓰지 않고 돌아갑니다.
| 구성 | 하는 일 |
|---|---|
| 목표 정렬 주기 | 연간 목표부터 오늘 할 일까지 잇고 정해진 주기로 점검 |
| 실험 관리 | 기준값과 중단 기준을 갖춘 실험만 시작하고 결과를 기록 |
| 역할별 agent | 일일 점검을 맡는 비서실장, SEO(검색엔진 최적화) 분석가, 제품 요구 사항 문서(PRD)를 쓰는 제품 책임자, 가정을 반박하는 반론 검토단 |
| 도구 연결 | PostHog, Stripe, Attio 같은 서비스를 API와 MCP(AI가 외부 도구와 데이터에 연결하는 표준 규격)로 연결 |
설치한 뒤 ‘growth setup’ 명령을 실행하면 Claude Code가 작업 폴더의 문서, Asana, Google Docs 같은 곳에서 기존 목표를 찾아, 이미 지난 분기 OKR(목표와 핵심 결과)이나 비어 있는 월간 목표, 14일째 분석하지 않은 실험 같은 빈틈을 짚습니다. 빠진 정보는 약 5분짜리 빠른 질문이나 1~2시간짜리 깊은 인터뷰로 채웁니다.
연간 목표에서 오늘 할 일까지 한 줄로 잇기
중심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목표 체계입니다. agent가 하는 모든 일을 상위 목표에 비춰 평가해 일이 곁가지로 번지지 않게 합니다.
- 연간 목표: 회사의 한 해 최종 목표를 파일에 적습니다.
- 분기 OKR: 영업 파이프라인 규모나 활성화 비율처럼 측정할 수 있는 결과를 정하고, 모든 성장 실험을 이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 월간 회고: agent가 Stripe의 거래 지표와 Attio나 PostHog의 참여 기록을 가져와 분기 기준과 비교하고, 지금 속도로 연간 목표에 닿을지 봅니다.
- 주간 회고: 1시간가량 Wispr Flow 같은 음성 받아쓰기로 느낌과 걸림돌을 말로 넣으면, agent가 이를 실제 수치와 맞춰 보고 체감과 전환 수치가 어긋나는 곳을 짚습니다.
- 일일 standup(매일 짧게 진행 상황을 맞추는 점검): 5분 안에 어제 결과를 돌아보고, 그날 자정까지 끝낼 가장 중요한 일 하나가 이번 주 우선 과제와 맞는지 확인합니다.
다섯 단계의 비중이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이 틀을 만든 창업자도 매일 하는 standup은 가장 덜 쓸모 있다고 보고 자주 건너뛰지만, 주간 회고는 10~15주 연속으로 거르지 않았습니다. 행동 패턴이 드러나려면 주 단위 기록이 쌓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혼자 일한다면 주간 회고부터 붙이는 편이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 연간 목표에서 오늘 할 일까지
세션을 열 때마다 목표를 띄우는 hook
plugin을 설치하면 CLAUDE.md(Claude Code가 작업할 때마다 읽는 지시 파일)가 바뀌고, hook(정해진 시점에 자동으로 실행되는 설정)이 Claude Code를 켤 때마다 목표 요약을 띄웁니다. ’12월 31일까지 ARR(연간 반복 매출) £100만’이라는 연간 목표, 리드의 고객 전환율을 10%에서 20%로 올린다는 분기 목표, 전환 실험을 늘 10개씩 돌린다는 기준, 이번 주 우선 과제와 오늘 할 일, 오래 방치된 실험이 한꺼번에 나오는 식입니다.
이 맥락을 받은 Claude는 사내 성장 책임자처럼 움직입니다. 시키는 일을 그대로 하지 않고 판을 바꿀 ’10배짜리 베팅’인지 되묻고, 분기 목표와 상관없는 3D 게임을 Astro로 만들려 하면 연간 목표를 근거로 돌려세웁니다. 실제로 할 일 관리 앱 Todoist와 GitHub를 연결하자, Claude는 회고 두세 번 만에 마케팅 과제가 몇 주째 방치된 점과 커밋 기록에 남은 성장과 무관한 리팩터링(동작은 그대로 두고 코드 구조를 고치는 작업)을 짚어 냈습니다. 기술 작업으로 포장한 미루기를 찾아낸 셈입니다.
실험은 기준값과 중단 기준부터
기준값, 평가 지표, 측정 기간을 미리 적지 않은 실험은 시작하지 않습니다. A/B 테스트 전에는 표본이 충분한지 보는 검정력 점검도 합니다. 끝까지 갔든 중간에 접었든 모든 실험은 결과를 기록으로 남깁니다. 이 틀을 만든 창업자의 첫 회사에서는 기록이 없어 새로 온 직원들이 이미 실패한 실험을 거듭 제안했습니다. 실험 문서는 다음 템플릿을 따릅니다.
| 항목 | 적는 내용 |
|---|---|
| 가설과 핵심 결과 | 무엇을 바꾸면 어떻게 달라질지, 어느 핵심 결과에 이바지하는지 |
| 대상과 변경안 | 실험할 사용자 집단, 바꿔 보여 줄 안 |
| 기준값과 기간 | 시작 전 지표 값과 측정 기간 |
| 교란 요인 | 결과를 흐릴 수 있는 다른 변화 |
| 중단 기준 | 어떤 지표 하락이나 버그가 나오면 바로 멈출지 |
| 사후 학습 | 끝난 뒤 배운 점 |
중단 기준이 있으면 성과가 무너진 전환 경로에서 실험을 질질 끄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탈 팝업 실험을 요청하면 agent는 템플릿과 실행 지침을 읽고, 문서를 쓰기 전에 빠진 기준 전환율과 주간 방문자 수, 연결된 목표를 먼저 묻습니다. 기준 수치는 사람이 옮겨 적지 않고 PostHog, Mixpanel, Amplitude 같은 분석 도구에서 Claude Code가 직접 가져오게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도구가 편해졌다고 방문이 적거나 중요하지 않은 페이지에 아무 A/B 테스트나 돌리는 일은 경계합니다.
계획은 여러 agent에게 반박받게 하기
PRD를 쓰는 skill(agent에 특정 작업 방법을 더하는 지침 묶음)은 Toyota의 5 Whys(왜를 다섯 번 거듭 묻는 원인 분석법)를 응용해 그 기능이 왜 있어야 하는지 계속 묻습니다. 검색 유입을 노린 새 랜딩 페이지를 만들겠다고 하면 키워드 검색량 데이터를 대조해 핵심 지표를 움직일지 따지고, 근거가 부족하면 만들지 말자고 설득하기도 합니다. 승인된 PRD는 작업마다 체크박스를 달아, context window(모델이 한 번에 다루는 대화 범위)가 초기화되거나 세션이 끊겨도 agent가 이어서 일할 수 있게 합니다.
코드 배포, 결제 기능 출시, 전략 문서 확정 전에는 multi-agent-refine이라는 반론 검토 skill을 돌립니다. 3~10개의 subagent(주 agent가 띄우는 보조 agent)가 같은 문서를 기술적 정확성, 놓친 고려 사항, 구현의 단순함, 운영 가능성 같은 서로 다른 관점으로 동시에 뜯어봅니다. 특히 쓸모 있는 관점은 ’무엇이 빠졌나’입니다. 초안을 쓴 사람은 말하지 않은 가정과 빈틈을 스스로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agent 하나가 자기 결과물을 검토하는 것보다 기준이 다른 비판자를 여럿 두는 편이 문제를 훨씬 많이 찾는다는 것이 이 방식의 전제입니다.
한 성장 OKR 문서에 돌리자 측정 가능성, 실행 가능성, 전략 정렬, 빠진 것을 맡은 subagent 4개가 다음 문제를 찾았습니다.
- 3분기 목표와 어긋나는 2분기 회고 데이터가 그대로 남음
- 체험판의 유료 전환 목표에 측정 기한이 없음
- 자가 가입 사용자 888명에서 뽑은 활성화 기준값이 실제 체험판 유료 전환율 3.12%에 맞춰 갱신되지 않음
- ‘매주 실험 하나’ 약속이 마무리 회고 없이 흐지부지됨
주 agent는 이를 P0~P2 우선순위로 묶은 뒤 2분기를 정식으로 마감할지, 기준값을 새로 잡을지, 문서만 고칠지 물었습니다. 비용에는 주의해야 합니다. 이 틀을 만든 창업자는 Opus subagent 20개를 한 번에 띄웠다가 곧바로 사용 한도에 걸린 적이 있어, 이 작업에는 Sonnet처럼 빠르고 비용 효율이 좋은 모델을 권합니다.

▲ 여러 subagent의 반론 검토
도구는 API와 CLI가 있는 것으로
도구는 탄탄한 CLI(명령줄 도구)나 문서가 잘 갖춰진 API가 있는 서비스로 한정합니다. 그래야 agent가 상태를 읽고 데이터를 직접 바꾸며, 사람이 손으로 옮긴 숫자 대신 확실한 수치로 일할 수 있습니다.
| 서비스 | 맡는 일 |
|---|---|
| PostHog | 제품 분석과 실험 |
| Stripe | 결제와 매출 |
| Attio | 고객 관계 관리(CRM) |
| DataForSEO | 검색 키워드 데이터 |
| Firecrawl | 웹 페이지를 Markdown으로 변환 |
| Resend | 자동 발송 이메일 |
SEO 점검에는 20만 회 넘게 설치된 공개 SEO 점검 skill을 고쳐 붙이고, 키워드 데이터는 Ahrefs나 Semrush 같은 구독형 도구 대신 조회 한 번에 몇 센트인 DataForSEO API로 가져옵니다. ‘/seo-audit’ 명령은 헤더 태그, robots.txt, 사이트맵, 링크 구조를 점검하고 Google Lighthouse CLI로 페이지 속도를 잽니다. 유료 구독 글이 많은 한 뉴스레터 사이트에 돌리자 글의 43%가 유료 전용이라 검색엔진이 본문을 읽지 못하고, 448개 글에 검색 결과용 설명 문구가 없으며, 제목 130개가 65자를 넘는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10년 전에는 대행사 보고서에 2~3주, 개발 반영에 다시 몇 주가 걸렸지만 이제는 점검 결과를 저장소의 agent에 넘겨 두어 시간 만에 고치고 시험합니다.
이 창업자는 성장팀이 agent에 가장 먼저 연결할 도구로 PostHog를 꼽습니다. 무료 요금제가 넉넉하고 MCP 서버, API, CLI를 모두 갖췄기 때문입니다. 그가 쓰는 대시보드와 차트, 실험은 모두 Claude Code가 API로 만들었습니다. 이벤트 추적을 정확하게 지키는 장치도 함께 둡니다.
- 회사 GitHub 저장소의 읽기 전용 권한을 받아, 이벤트가 언제 기록되는지 개발자에게 묻는 대신 agent가 직접 확인
- GitHub Actions의 CI(코드를 합치기 전 자동 점검)로 새 코드에 PostHog 추적 이벤트가 없으면 pull request(코드 변경 반영 요청)를 합치지 못하게 함
- 설명 없는 이벤트 이름 탓에 외부 대행사가 데이터를 잘못 읽은 일을 계기로, Claude Code와 여러 agent의 검토를 거쳐 350개 넘는 이벤트 설명을 약 2시간 만에 작성
완전 자율 agent는 아직, 운전석에는 사람이
agent가 사람 없이 알아서 돈을 벌어 온다는 이야기는 X 같은 소셜 미디어에서 부풀려진 환상에 가깝다는 것이 이 창업자의 판단입니다. 감독 없는 agent는 가치 낮은 작업을 맴돌며 token(AI가 글을 처리하는 단위)을 낭비하거나 얕은 요약을 내놓기 쉽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운전석에 앉아 1~2시간 분량으로 범위를 좁힌 조사나 코딩 작업을 맡기는 방식을 권합니다. 지금 쓸모 있는 자동화는 매주 일요일 밤 사이트를 시험해 속도가 떨어지면 경고 메일을 보내는 것 같은 예약 작업입니다.
코드도 사람이 지켜야 합니다. Claude Code는 테스트가 있어도 틀린 결론을 자신 있게 내리고 미묘한 버그를 심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pull request의 버그를 찾는 AI 코드 리뷰 도구 Cubic과 실시간 오류 추적 도구 Sentry를 함께 둡니다. 실제 서비스 코드에서 Claude Code를 혼자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창업자는 밤새 agent들이 실험을 돌리고 결과를 검증하는 24시간 자율 회사를 다음 단계로 꼽으면서도, 아직은 다듬어지는 중이라고 인정합니다.
agent에게 자기 지시문을 고치게 하기
이 창업자가 꼽는 가장 큰 실수는 agent에게 자기 지시문을 거듭 고치게 하지 않는 것입니다. Claude에게 최근 작업 기록과 Anthropic의 최신 공식 문서를 바탕으로 지시문을 어떻게 고칠지 물어 CLAUDE.md를 다시 쓰게 하면 됩니다. 한 채용 스타트업은 자사 agent에게 자기 system prompt(모델에 주는 기본 지시문)를 비판하게 해 10단계 개선 목록을 얻었습니다. Agentic Growth OS에도 매주 지난 대화 기록을 살펴 새 skill을 제안하고 낡은 지시를 걷어 내는 작업이 들어 있습니다. 이는 AGI(사람 수준의 범용 인공지능)로 가는 자기 개선이 아니라 피드백으로 지시문을 다듬는 일이고, 설정 파일을 고칠 수 없는 웹 채팅 AI와 달리 Claude Code나 Cowork처럼 파일을 다루는 도구라서 가능합니다.
정리: 작은 팀이 이번 주에 해 볼 일
Claude Code를 성장 업무에 쓰는 핵심은 더 많은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agent가 회사 목표에 비춰 일을 고르고 실험을 끝까지 기록하게 만드는 구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방향을 잡고 agent가 범위가 정해진 실행과 점검을 맡는 분업이 지금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으로 보입니다.
- 연간 목표와 분기 OKR을 파일로 적고 CLAUDE.md에 진행 중인 실험과 함께 넣습니다.
- 매주 1시간 회고를 정해 두고, 말로 남긴 소감을 Stripe나 PostHog의 수치와 맞춰 보게 합니다.
- 실험 템플릿에 기준값, 기간, 교란 요인, 중단 기준 칸을 두고 끝난 실험은 모두 기록합니다.
- 분석 도구와 CRM을 API나 MCP로 연결해 기준 수치를 agent가 직접 가져오게 합니다.
- 중요한 계획은 ‘무엇이 빠졌나’ 관점을 넣은 subagent 검토를 거치되, subagent에는 가벼운 모델을 씁니다.
- agent에는 1~2시간 단위의 일을 맡기고, 코드 리뷰 도구와 오류 추적으로 결과를 한 번 더 확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