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영상 생성기나 AI가 짜 준 HTML 코드 애니메이션은 결과가 그럴듯해도 사람이 일부만 손보기 어렵습니다. 글자 하나나 움직임의 속도 하나를 고치려 해도 결과를 다시 만들어야 할 수 있습니다. Claude Code를 MCP(Model Context Protocol, AI가 외부 도구와 데이터에 연결하는 표준 규격)로 Adobe After Effects에 연결하면 이 지점이 달라집니다. Claude가 After Effects 안에 텍스트 레이어, 도형 레이어, keyframe(특정 시점의 위치나 크기 같은 속성값을 정해 두는 기준점)을 직접 만들어, 결과물이 사람이 열어서 바로 고칠 수 있는 프로젝트 파일로 남기 때문입니다. 참고 클립을 보고 기존 그래픽을 다시 만드는 작업과, 참고 없이 20초 출시 영상을 만드는 작업을 따라가며 준비 과정과 요령, 한계를 정리합니다.
결과물은 영상 파일 대신 작업 파일로 남는다
After Effects는 모션 그래픽, UI 목업, 움직이는 제목, 제품 설명 영상, 도표를 만드는 데 업계에서 널리 쓰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여기서 모션 그래픽은 텍스트, 도형, 배경을 각각의 레이어로 쌓고, 타임라인 위의 keyframe으로 레이어마다 언제 어떻게 움직일지 정해 만듭니다.
Claude가 이 구조를 그대로 따라 작업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색, 위치, 문구를 바꾸고 싶으면 처음부터 다시 만들 필요 없이 말로 지시하면 되고, 사람이 직접 고칠 수도 있습니다. 문구는 텍스트 레이어에서, 움직이는 속도는 keyframe 간격에서 바로 바뀝니다. 혼자 일하는 사람이라면 AI로 쓸 만한 첫 초안을 만든 뒤 After Effects 프로젝트 파일(.aep)을 전문 편집자에게 넘겨 마무리하는 분업도 할 수 있습니다.
준비물은 Claude 구독과 After Effects
필요한 것은 Claude 구독과 내 컴퓨터에 설치한 Adobe After Effects 두 가지입니다. 중간에 다른 AI 영상 플랫폼을 거칠 필요는 없습니다.
Claude Code는 Claude 데스크톱 앱에서 Claude Opus 5.5 모델로 실행합니다. 터미널 명령줄로도 쓸 수 있고 그쪽이 조금 더 빠를 수 있지만, 데스크톱 앱의 대화 화면이 더 직관적으로 보입니다. After Effects는 내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므로 Claude Code 세션의 실행 방식은 Remote가 아니라 Local로 둡니다.
Claude와 After Effects 사이는 공개된 After Effects용 MCP 서버가 잇습니다. 이 서버는 프로젝트 상태 확인, 도형·텍스트 레이어 생성, keyframe 속성 변경 같은 기능을 Claude가 부를 수 있는 도구로 제공합니다. Claude Code는 이 도구 호출과 파일 작업을 내 컴퓨터에서 직접 실행합니다.
그래픽을 만들기 전에 해 둘 일은 세 가지입니다.
| 준비 | 하는 일 |
|---|---|
| 연결 확인 | Claude에 check_setup과 get_project_summary를 실행하게 해 연결 상태와 열려 있는 빈 프로젝트를 확인 |
| 폴더 정리 | 작업 폴더 아래에 프로젝트, 참고 자료, 렌더 결과를 담을 하위 폴더를 따로 만들기 |
| 버전 저장 | 생성 단계가 성공할 때마다 v1, v2처럼 프로젝트 파일을 따로 저장 |
버전 저장은 특히 빠뜨리지 말아야 합니다. 색 하나를 바꿔 달라는 작은 요청에도 AI가 잘 만들어 둔 구성을 통째로 다시 쓰다가 망가뜨리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 단계 파일이 남아 있으면 언제든 되돌아갈 수 있습니다.

▲ MCP 연결과 버전별 저장
6.7초 참고 클립으로 기존 그래픽 다시 만들기
첫 번째 작업은 이미 있는 모션 그래픽을 After Effects 안에 다시 만드는 일입니다. 대상은 한 기술 교육 기업의 교육 영상에 쓰인 그래픽으로, AI를 올리기 전에 인프라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아래에는 ’01 Infrastructure’라고 적힌 어두운 바닥 블록이, 그 위에는 윤곽선만 그린 설계도 같은 ‘02 AI’ 블록이 떠 있고, 강조 태그와 부드러운 바닥 그림자가 더해진 구성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6.7초 길이의 MP4 참고 클립을 Claude Code에 끌어다 놓고, 텍스트와 도형을 각각 별도 레이어로 만들고 클립 속 움직임에 맞춰 keyframe을 넣으라고 지시합니다. Claude는 0.6초, 2.0초, 4.5초처럼 여러 시점의 장면을 뽑아 각 레이어가 어떤 순서로, 얼마나 빠르게 들어오는지 분석합니다. 그다음 레이어를 만들고 keyframe을 찍고 움직임의 속도 변화를 정하는 도구를 차례로 불러 After Effects에 composition(레이어를 모아 한 장면을 이루는 After Effects의 작업 단위)을 만듭니다.
참고 자료로 정지 화면 대신 짧은 클립을 주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스크린숏 한 장에는 시간 정보가 없어 무엇이 먼저 들어오고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알 수 없습니다. 여러 시점을 볼 수 있는 클립이어야 등장 순서와 easing(움직임의 가속과 감속 곡선)까지 맞출 수 있습니다.
원본과 결과를 나란히 놓고 레이어 위치, 글자 크기, 블록 비율, easing을 견주어 보면 배치와 타이밍이 원본을 거의 그대로 따릅니다. 그러면서도 모든 요소가 사람이 고칠 수 있는 레이어로 남아 있습니다.
고칠 때는 작게 나눠 요청한다
다시 만든 그래픽을 고칠 때는 바꿀 것을 몇 가지로 좁혀 번호를 붙여 요청합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복숭아색 패널을 파란색으로 바꾸기
- ‘first’ 라벨을 ’Foundation’으로 바꾸기
- 아래 블록의 움직임을 늦추고, 그 직후에 AI 블록이 들어오게 하기
- 나머지 요소는 모두 제자리에 고정하기
바꾸지 않을 요소를 고정하라고 함께 적어 두면 무엇이 바뀌었는지 확인하기 쉽습니다. 수십 가지 수정을 prompt(AI에 주는 지시문) 하나에 몰아넣으면 AI가 헷갈리고 어디가 바뀌었는지 찾기도 어려워, 확인과 수정을 끝없이 되풀이하는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요청하는 차례도 중요합니다. 전체 배치와 블록의 위계를 먼저 맞추고, 세밀한 시각적 다듬기는 그 뒤에 요청합니다.
열어 보면 레이어와 keyframe이 그대로 있다
수정을 반영한 v2 프로젝트를 After Effects 2026에서 열면 CARD, TOWER, TITLE처럼 이름 붙은 레이어가 역할별로 나뉘어 있습니다. 도형 레이어와 텍스트 레이어뿐 아니라 여러 레이어를 한꺼번에 움직이는 null 레이어(화면에 보이지 않는 조종용 레이어)와 track matte(다른 레이어의 모양을 따라 보이는 영역을 정하는 기능)까지 들어 있습니다.
문구를 바꾸는 데는 AI를 다시 부를 필요가 없습니다. 텍스트 레이어를 선택해 ’Engineering’을 ’Design’으로 고치는 식으로 After Effects에서 바로 바꾸면 됩니다. 작은 수정 요청에도 전체 구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간단한 문구는 직접 고치는 편이 안전해 보입니다.
움직임의 속도는 keyframe으로 조절합니다. keyframe에는 시점과 위치 값이 담겨 있어, 두 keyframe 사이의 시간과 거리가 레이어의 속도와 궤적을 정합니다. 예를 들어 위치 값이 780에서 420으로 바뀌는 움직임을 1.0초에서 2.5초 사이에 걸쳐 일어나게 하는 식입니다. 끝 keyframe을 타임라인 뒤쪽으로 끌어 간격을 넓히면 등장이 그만큼 느리고 부드러워집니다.
참고 없이 20초 출시 영상 만들기
두 번째 작업은 따라 할 클립 없이 새 모션 그래픽을 처음부터 만드는 시험입니다. 대상은 한 SaaS(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품의 출시 영상이고, 같은 제품에는 전문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가 만든 출시 영상이 이미 있어 결과를 직접 견줄 수 있습니다.
prompt에는 제품 설명, 브랜드 가이드, 시각 참고 자료와 함께 원하는 장면 순서를 넣습니다. 이야기는 아이디어, 관점, 대본, 패키지(제목, 썸네일 방향, 설명) 네 단계로 짜고, 모든 장면에 ’Claude와 After Effects를 다루는 영상 만들기’라는 하나의 예를 이어 써서 장면 사이의 맥락이 끊기지 않게 합니다. 길이는 약 20초로 정합니다. 장면마다 여유를 주면서 기능 소개를 욱여넣지 않을 만한 길이입니다.
| 항목 | 설정 |
|---|---|
| 길이 | 약 20초 |
| 해상도와 프레임 | 1920×1080, 초당 30프레임 |
| 장면 구성 | 아이디어, 관점과 대본, 패키지, 로고 글자 마무리 |
| 입력 자료 | 제품 설명, 브랜드 가이드, 시각 참고 자료, 장면 순서 |
전체 렌더를 보기 전에는 장면마다 정지 화면을 먼저 확인해 글자가 잘 읽히는지, 브랜드 느낌이 장면마다 맞는지 살핍니다.
첫 결과를 본 뒤에는 장면 사이의 흐름을 다듬습니다. 패키지 장면에서는 대본 카드를 화면에 그대로 둔 채 제목, 썸네일 방향, 설명 패널이 그 주위로 들어오게 해 장면이 하나로 이어져 보이게 합니다. 마지막에는 다음 영상을 만들어 보라는 문구와 로고, 웹 주소를 넣고, 읽을 시간이 충분하도록 끝 장면을 길게 잡습니다.
만들어진 프로젝트를 열면 장면마다 composition이 하위 폴더로 정리돼 있고, 값을 조절하는 슬라이더와 서서히 나타나고 사라지게 하는 expression(속성값을 계산하는 짧은 코드)도 들어 있습니다. 장면이 나뉘어 있으니 편집자는 전체를 다시 만들지 않고도 카메라 움직임, 스케치 선, 배경 카드 하나만 골라 고칠 수 있습니다.

▲ 사람 디자이너와 AI 초안
사람 디자이너의 작업과 견주면
AI가 만든 출시 영상을 전문 디자이너의 영상과 나란히 놓고 배치, 글꼴, 움직임의 느낌을 비교하면 차이가 드러납니다. 사람이 만든 쪽에는 숙련된 디자이너만의 섬세한 예술적 감각이 살아 있고, Claude는 아직 그 수준을 완전히 따라가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AI 결과물은 생각보다 완성도가 높고, 무엇보다 모든 요소를 고칠 수 있는 작업 프로젝트입니다. 완성품을 대신하기보다 사람이 다듬을 첫 초안을 빠르게 얻어 제작 시간을 크게 줄이는 용도가 현실적인 쓰임새일 수 있습니다.
좋은 결과를 얻는 요령과 시작 순서
제약 없이 레이아웃까지 AI에 맡기면 결과는 복권처럼 무엇이 나올지 알 수 없습니다. 명확한 연출 방향, 장면별 구성, 브랜드 자료를 줄수록 결과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같은 품질을 다시 얻기도 쉬워집니다. 특히 UI 목업, 실제 스크린숏, 화면 녹화처럼 구체적인 대상을 재현하게 할 때 가장 깔끔한 결과가 나오고, 추상적인 그림을 처음부터 지어내게 하는 일에는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 시도한다면 다음 순서로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 Claude 구독과 After Effects를 준비하고, Claude Code 세션을 Local로 연 뒤 After Effects용 MCP 서버를 연결합니다.
- 연결 확인 도구로 열린 프로젝트를 먼저 확인하고, 프로젝트·참고 자료·렌더 결과 폴더를 나눕니다.
- 따라 만들 대상이 있으면 정지 화면보다 짧은 클립을 주고, 장면 순서와 전체 길이를 정해 지시합니다.
- 수정은 작고 확인할 수 있는 묶음으로 요청하고, 성공할 때마다 v1, v2처럼 프로젝트를 따로 저장합니다.
- 간단한 문구와 속도는 After Effects에서 직접 고칩니다.
- 완성 영상(.mov)과 프로젝트 파일(.aep)을 함께 보관해, 나중에 문구나 easing, 타이밍을 바로 고치거나 편집자에게 넘깁니다.
AI가 만든 모션 그래픽을 다시 뽑아야 하는 결과물이 아니라 이어서 고칠 수 있는 작업 파일로 다룰 수 있다는 점이 이 방식의 가장 큰 의미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