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agent(사람 대신 여러 단계의 작업을 스스로 처리하는 AI 프로그램)를 터미널 안에서만 부리지 않고 회사 Slack에 팀원으로 들이는 운영 방식이 있습니다. CEO, 제품, 개발, 마케팅, 영업을 맡은 agent 다섯이 Slack 스레드에서 일을 주고받으며 명세를 쓰고, 코드를 짜고, PR(코드 변경을 검토받아 반영하기 위한 요청)을 검토합니다. 사람은 대시보드에서 일을 맡기고 Slack에서 결과를 확인합니다. 이 구성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두 가지가 필요해 보입니다. 하나는 agent를 사람 직원처럼 회사 맥락과 직무, 일하는 절차, 피드백 기록으로 온보딩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Slack과 AI 모델 사이에 직접 관리하는 서버를 두는 일입니다.

터미널 밖으로 나온 agent

Claude Code 같은 CLI(명령어를 입력해 쓰는 도구)에서만 agent를 돌리면 작업이 어수선하게 흩어지고, 회사 일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한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정돈된 회사를 운영한다는 느낌도 들지 않습니다. Slack이나 Discord 같은 협업 앱에 agent를 넣으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사람 팀처럼 채널에서 일을 나누고, 맡은 일을 마치면 결과를 보고하고, 필요하면 다른 agent에게 일을 넘깁니다.

예를 들어 제품 담당 agent가 Binance REST API에서 BTC, ETH, SOL 시세를 불러오는 관심 목록 앱의 명세를 쓰면, 개발 담당 agent가 그 명세대로 앱을 만들고 PR을 올립니다. CEO agent는 지난 한 달 치 팀 업무 요약을 검토하면서 리더·제품 담당 agent와 함께 활동 기록을 확인합니다.

agent마다 사람 이름과 프로필 사진, CEO·개발자·마케팅 책임자 같은 직함을 붙여 두면 여러 agent가 한 스레드에서 대화해도 누가 무엇을 맡았는지 헷갈리지 않습니다. 같은 구조는 회사 밖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개인 재무, vibe coding(말로 지시하며 AI와 함께 코딩하는 방식), 조사, 건강, 콘텐츠처럼 주제별로 채널을 나눈 개인 작업 공간을 만들면 일종의 ’두 번째 뇌’가 됩니다.

agent에게도 온보딩이 필요합니다

설명 한마디 없이 책상만 내준 신입 직원이 제 몫을 하기 어렵듯, 체계적인 온보딩과 지시 없이 업무에 투입한 agent도 실패하기 쉽습니다. 사람을 맞을 때처럼 회사 맥락과 분명한 임무, 직무 기술서를 먼저 줘야 합니다.

  • 회사 맥락: Claude와 음성으로 대화하며 사업 모델과 목표, 운영 규칙을 말로 풀어 놓고, 그 대화 기록을 맥락 문서로 저장하면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 직무 기술서: agent마다 맡을 일과 넘지 말아야 할 범위, 내놓아야 할 결과물을 적습니다.
  • 일하는 절차: 되풀이되는 일은 skill(agent가 특정 작업을 처리하는 순서와 방법을 적어 둔 지침)로 만들어 줍니다.
  • 기억: 잘한 점과 실수를 알려 주고, 그 내용을 파일에 쌓아 다음 작업 때 참고하게 합니다.

이 내용은 컴퓨터의 폴더와 Markdown 문서로 정리합니다. 구성의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성 요소 담는 내용
context 폴더 사업 모델, 목표, 운영 규칙 같은 회사 맥락 문서
agent별 폴더 developer, leader, research, task-creator, tester처럼 역할마다 두고 SKILL.md를 넣음
skills, memory 폴더 반복 작업용 skill과 기억 자료
ROLES.md 모든 agent의 정체성, 책임, 다른 agent에게 묻는 규칙, 보고 체계
SKILL.md 맡은 일을 어떤 절차로 처리할지 정한 지침
MEMORY.md 받은 피드백과 고친 점, 지난 실수의 기록

skill은 Claude 안에서 Skill Creator로 만들 수도 있고, 평소 하던 작업을 화면 녹화하며 단계마다 말로 설명해 만들 수도 있습니다. Claude의 skill 녹화 기능이 클릭과 입력, 음성 설명을 함께 기록해 반복해 쓸 수 있는 skill로 바꿔 줍니다. 예를 들어 Framer Motion과 React로 슬라이드 발표 자료를 만드는 과정을 녹화해 presentation-app이라는 skill을 만들 수 있습니다.

피드백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사람 직원이 교육과 지적을 받으며 자라듯, agent에게도 무엇을 잘했고 어디서 틀렸는지 알려 주고 그 내용을 MEMORY.md에 남깁니다. agent는 새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 파일을 참고해 같은 실수를 피합니다.

사람 멘토가 로봇 신입들에게 맥락, 역할, skill, 기억 폴더를 건네는 장면

▲ agent를 신입처럼 맞는 온보딩

Slack에 연결하는 7단계

구축은 7단계입니다. 코드를 쓰는 방식이지만, 백엔드 경험이 적다면 Claude Code에 맡겨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단계 할 일 챙길 점
1. Slack 앱 만들기 Slack API 사이트에서 Create New App을 누르고 agent 이름과 작업 공간을 정함 agent마다 알아보기 쉬운 이름
2. 권한과 이벤트 설정 OAuth & Permissions에서 bot 권한 범위를 추가하고 Event Subscriptions를 켠 뒤 작업 공간에 설치 발급된 bot token은 비공개
3. 서버 만들기 Node.js, Python, Go로 Slack의 요청을 받는 HTTPS 서버 작성 signing secret으로 요청 검증
4. AI 모델 연결 Anthropic이나 OpenAI에서 API 키를 받아 서버와 연결 키는 코드에 쓰지 않고 환경 변수에 보관
5. 응답 돌려보내기 모델의 답을 요청이 온 스레드나 정해 둔 채널로 보냄 대화 상태와 맥락은 서버가 관리
6. 배포와 시험 Vercel 같은 플랫폼에 배포해 공개 주소를 받고, 채널에서 bot을 멘션해 응답 확인 환경 변수도 배포 설정에 입력
7. 유지 보수 agent가 실패하면 오류 로그를 Claude Code에 건네 진단하고 고침 역할별 모델 배분도 함께 점검

2단계의 bot 권한 범위(Bot Token Scopes)에는 적어도 app_mentions:read, assistant:write, channels:history, chat:write, groups:history, im:history를 넣고, Event Subscriptions를 켜서 누군가 bot을 부르면 agent가 깨어나게 합니다. 설치하면 나오는 xoxb-로 시작하는 Bot User OAuth Token은 agent의 사원증과 같아서, 새어 나가면 사원증을 도둑맞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3단계의 서버는 Slack이 보내는 webhook(어떤 일이 생기면 정해 둔 주소로 알림을 보내는 방식)을 받아 모델 호출로 넘기고, 요청이 정말 Slack에서 왔는지는 비밀값인 signing secret으로 확인합니다. Slack CLI로 agent용 템플릿 프로젝트를 만들어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4단계에서 OpenAI의 GPT 모델을 연결해도 되지만, 이 구성은 agent 작업에 Claude를 우선 씁니다.

7단계가 중요한 까닭은 agent가 때때로 맥락을 놓치거나 지침을 어기거나 예외 상황에서 실행 오류를 내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오류 로그를 Claude Code에 건네 고치게 합니다. 예를 들어 조사 담당 agent의 도구 출력이 context window(모델이 한 번에 다룰 수 있는 입력의 범위)를 넘쳐 ‘Autocompact is thrashing’ 오류가 나면, Claude Code가 그 agent의 코드를 읽고 원인을 진단합니다. 실행 중에 생기는 기술적 오류는 이렇게 로그만 건네도 대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no-code 도구 대신 자체 서버를 두는 이유

코드 없이 화면에서 블록을 이어 자동화를 만드는 no-code 도구는 깨지기 쉽고, agent 여럿이 서로 대화하며 오래 규모를 키워야 하는 구성에서는 실행 한계에 부딪히기 쉽습니다. 코드로 짠 백엔드는 agent 명단을 계속 늘려도 버팁니다.

Slack 이벤트를 모델 공급자에게 곧장 보내는 방식도 피합니다. 중간에 직접 소유한 서버가 있어야 대화 상태와 맥락, 맞춤 기억을 관리할 수 있고, 나중에 다른 AI 공급자로 바꿔 끼우기도 쉽습니다.

채팅 앱과 자체 서버, 데이터베이스, AI 모델, 작업 대시보드가 이어진 구조

▲ Slack과 서버, 모델의 연결

모델은 역할에 맞춰 나눠 씁니다

모든 agent에 가장 비싼 모델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단순 반복 작업까지 최상위 추론 모델로 돌리면 API token(모델이 글을 처리하는 단위로, 요금을 매기는 기준) 예산이 금세 바닥납니다. 전략과 판단이 필요한 자리에는 강한 모델을 두고, 양은 많지만 복잡하지 않은 일은 가벼운 모델에 맡깁니다.

자리 모델 예 맡기는 일
CEO agent Fable 5.1 전략 판단, 경영 역할, 코딩 지원
제품·개발·마케팅·영업 agent Claude Opus 5.5, Claude Sonnet 5.5, Claude Haiku 5.5 역할에 따라 나눠 배정
단순 반복 작업 Claude Sonnet 5.5, Claude Haiku 5.5 양이 많고 복잡하지 않은 일

이 구성은 Fable 5.1을 전략 추론과 코딩에 가장 뛰어난 모델로 보고 경영 역할에 둡니다. OpenAI의 GPT-5.6 Sol도 코딩과 agent 조율에 바꿔 쓸 수 있습니다.

팀이 커지면 데이터베이스와 대시보드로

혼자 쓸 때는 폴더와 파일만으로 기억을 관리해도 충분하지만, 팀 전체의 업무에 쓰려면 PostgreSQL 같은 클라우드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로 옮겨야 합니다. agent 프로필과 기억 기록, 지난 맥락을 데이터베이스에 두면 세션이 바뀌어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다만 폴더보다 내용을 한눈에 보기 어렵고 관리도 조금 더 까다롭습니다.

서버 위에 웹 대시보드를 올리면 코드를 모르는 직원도 agent에게 일을 맡길 수 있습니다. 작업을 만들 때는 작업 설명과 기대하는 결과물, 필요한 skill, 담당 agent, 우선순위와 마감일, 결과를 올릴 Slack 채널을 정합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 agent에게 출시 문구 작성 skill을 붙여 “다크 모드 기능의 출시 문구를 세 개 써 달라. X에서 최근 다크 모드 출시 글 가운데 가장 좋은 세 개를 찾아 아이디어를 얻고, 쓴 문구는 검토용으로 올려 달라”는 작업을 보낼 수 있습니다. 작업이 나가면 agent들이 각자 역할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Slack 스레드에서 서로 소통합니다.

대시보드는 접속 중인 agent 수, 완료·실패한 작업, 성공률, agent 사이의 인계 횟수, agent별 처리량 같은 운영 지표도 모아 보여 줍니다. 예시 대시보드에는 지난 7일 동안 완료 69건, 실패 4건이 집계돼 있지만, 내부 자료를 가리려고 다듬은 예시 데이터라 실제 성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사람은 방향과 취향, agent는 반복 작업

이런 방식이 이어지면 앞으로의 회사는 수십 명의 직원보다 역할이 분명한 소수의 agent로 꾸려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구성을 실제로 쓰는 회사는 사람을 agent로 바꾸지 않고, 사람 직원 30명과 agent가 하나의 Slack 작업 공간을 함께 씁니다. 사람은 취향과 창의적 판단, 편집 피드백을 맡고, agent는 웹 자료 수집이나 되풀이되는 초안 작성처럼 손은 많이 가지만 부가가치가 낮은 일을 맡습니다. 직원은 Slack에서 agent를 직접 부르거나 대시보드로 일을 보냅니다.

운영할 때 챙길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agent를 사람 직원처럼 대합니다. 실제 업무를 맡기고 결과마다 피드백을 주면 그 내용이 기억 문서에 반영돼 일솜씨가 나아집니다.
  • 첫날부터 완벽하게 일하리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이끄는 피드백을 되풀이해야 자리를 잡습니다.
  • agent를 만들기 전에 업무 흐름을 마인드맵처럼 그려 둡니다. 흐름의 단계마다 어떤 skill이 필요하고 어디서 일이 넘어가는지가 분명해집니다.
  • 처음부터 큰 팀을 꾸리지 않습니다. Slack bot agent 몇 개로 시작해 업무 흐름을 다듬으며 늘려 갑니다.

정리: 작은 agent 팀부터 시작하기

Slack에서 일하는 agent 팀의 성패는 연결 기술보다 agent에게 맥락과 역할, 기억을 주는 운영 방식에 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자체 서버는 맥락을 지키고 모델을 바꿔 끼울 여지를 주며, 역할별 모델 배분은 비용을 지켜 줍니다. 시작하려면 다음 순서를 따르면 됩니다.

  1. 지금 되풀이하는 업무 흐름을 그려 agent에 넘길 단계와 필요한 skill을 표시합니다.
  2. agent 몇 개만 정해 이름과 직함, 직무 기술서를 붙입니다.
  3. 회사 맥락 문서와 ROLES.md, 역할별 SKILL.md, MEMORY.md를 만듭니다.
  4. Slack 앱과 서버를 7단계로 연결하고, bot token과 API 키는 환경 변수에만 둡니다.
  5. 전략과 코딩은 상위 모델에, 반복 작업은 Claude Haiku 5.5나 Claude Sonnet 5.5에 맡깁니다.
  6. 결과마다 피드백을 남겨 MEMORY.md에 쌓고, 흐름이 안정되면 agent를 늘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