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객이 검색창에 키워드를 넣는 대신 AI agent에게 필요한 것을 말로 설명하고, 나아가 구매 자체를 맡기는 흐름이 시작됐습니다. PayPal에서 agentic commerce(AI agent가 상품을 찾고 결제까지 대신하는 상거래) 제품을 이끄는 책임자는 지금의 상품 카탈로그가 사람의 키워드 검색에 맞춰 만들어져 AI agent가 상품을 제대로 찾기 어렵다고 진단합니다. PayPal 팀이 판매자 상품 데이터로 진행한 실험에서는 상품 정보를 보강하면 키워드 검색 성과가 일관되게 올랐지만, 정리되지 않은 글을 늘리면 오히려 의미 검색이 흐려지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판매자가 카탈로그에서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검색에서 의도로, 다시 위임으로
상거래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웹사이트, 이메일·SMS 마케팅, 소셜 커머스를 거쳐 agentic commerce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 책임자는 기술 변화가 처음에는 기존 사업자에게 존립을 위협하는 일처럼 느껴지지만 결국 큰 기회가 되고, 소비자의 습관이 바뀌면 상거래도 따라 바뀌어 왔다고 설명합니다. 쇼핑 행동의 변화는 세 단계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 단계 | 쇼핑객이 하는 말 | 판매자가 할 일 |
|---|---|---|
| 검색 | ’학용품’처럼 짧은 키워드를 넣고 결과를 직접 넘겨 봄 | SEO와 자체 앱에 투자 |
| 의도 | ‘9월에 5학년이 되는 쌍둥이의 새 학기 옷과 학용품을 찾아 줘’ | AI 엔진 안에서 상품이 발견되도록 준비 |
| 위임 | ‘새 학기 쇼핑을 끝내 줘. $300 안에서’ | 대화에서 생긴 수요를 안전하게 구매로 연결 |
검색 단계에서는 관련 없는 결과를 걸러 내는 부담이 모두 소비자에게 있었고, 기업은 지난 10년 동안 웹사이트와 상품 분류를 키워드 SEO에 맞춰 다듬었습니다. 지금은 소비자가 대형 언어 모델에 자연어로 구체적인 사정을 설명하는 의도 단계로 넘어가는 중입니다. 이때 브랜드는 소비자를 자기 웹사이트로 끌어오기보다 소비자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야 합니다. 그다음 위임 단계는 소비자가 agent의 추천을 깊이 믿어야 가능합니다. agent가 정확한 추천으로 신뢰를 쌓기 전에는 구매를 맡기는 방식이 널리 퍼지기 어렵다는 것이 이 책임자의 판단입니다.
숫자로 본 agentic commerce의 규모
이 책임자는 agentic commerce가 먼 미래의 가정이 아니라 이미 전자상거래 전체를 바꾸고 있는 변화라고 강조합니다. 근거로 든 전망과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 Bain & Company: 2030년까지 전체 상거래 거래의 15~25%를 AI agent가 실행할 전망
- McKinsey(2025년 10월 보고서): 2030년 agentic commerce가 미국 B2C 소매에서 $1조, 세계 B2C 시장에서 $3조~5조 규모에 이를 전망
- Amazon, Meta, ChatGPT, Microsoft Copilot, Google Gemini 같은 플랫폼에서 20억 명이 넘는 사용자가 AI agent로 쇼핑을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
- 10년 안에 온라인의 소프트웨어 agent 수가 사람 이용자 수를 넘어설 것이라는 업계 전망
판매자가 이미 체감하는 변화도 있습니다. 2025년 연말 쇼핑 시즌에 AI를 거쳐 소매 사이트로 들어온 트래픽은 2024년보다 693% 늘었고, 미국 소비자의 39%가 이미 생성형 AI로 쇼핑을 돕게 하고 있습니다. 쇼핑 중에 AI agent와 대화한 소비자는 일반적인 사이트 탐색보다 결제 전환율이 4배 높았습니다. agent가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깊이 있는 상품 정보를 건네기 때문입니다. AI 도우미가 The RealReal에서 $69짜리 주문을 마치고 집 배송과 주문 추적까지 안내하는 휴대전화 앱 시안도 이런 흐름을 보여 줍니다.

▲ agent가 대신하는 상거래
카탈로그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다
문제는 판매자의 상품이 여러 외부 플랫폼의 AI agent 안에서 발견되느냐입니다. ChatGPT Shopping, Perplexity Pro, Google Gemini 같은 agent는 카테고리 첫 화면을 거치지 않고 질문을 개별 상품으로 바로 연결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카탈로그는 키워드를 채워 넣은 상품명, 판매자만 아는 SKU(재고 관리 코드), Google Shopping 피드에만 맞춘 스키마로 이뤄져 있습니다.
어려움은 더 있습니다. 어떤 카탈로그가 ‘AI가 찾을 수 있는’ 카탈로그인지에 대한 업계 표준이 없고, 많은 보강 업체가 그렇게 만들어 준다고 주장하지만 판매자가 이를 검증하거나 방법을 비교할 기준도 없습니다. agent는 순위와 추천을 정할 때 여러 대형 언어 모델을 바꿔 가며 쓰고, 플랫폼마다 벡터 데이터베이스 검색 결과가 늘 같지도 않고 설명하기도 어렵습니다. 결정론적인 기존 SEO 방식으로는 최적화할 수 없는 블랙박스인 셈입니다. 그래서 특정 검색 구조 하나에 지나치게 맞추지 말아야 합니다. PayPal 팀은 반복해서 쓸 수 있는 전략을 찾으려고 여러 agent에 걸쳐 판매자 카탈로그를 보강하는 통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키워드 검색과 의미 검색은 다르게 반응한다
실험 결과를 이해하려면 두 검색 방식의 차이를 먼저 봐야 합니다. BM25는 질문과 상품 글의 낱말이 그대로 일치하는지로 순위를 매기는 키워드 검색 방식이고, embedding(글의 뜻을 숫자 벡터로 바꾼 것)을 쓰는 의미 검색은 개념과 의도가 가까운 상품을 찾습니다.
| 구분 | 키워드 검색(BM25) | 의미 검색(embedding) |
|---|---|---|
| 작동 방식 | 질문과 상품 글의 낱말이 그대로 일치하는지 봄 | 질문과 상품 글을 벡터로 바꿔 뜻으로 맞춤 |
| 장점 | 정확하고 빠르며 예측 가능 | 표현이 달라도 의도에 맞는 상품을 찾음 |
| 약점 | 동의어와 의도를 놓침 | 한 벡터에 초점 없는 글이 많으면 흐려짐 |
| 예 | ’파란 러닝화’는 그 낱말이 든 상품만 찾음 | ’마라톤 훈련 때 편하게 신을 것’으로 러닝화를 찾음 |
키워드 검색에서는 ’조깅용 신발’처럼 상품 글에 없는 낱말로 찾으면 결과가 하나도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의미 검색은 하나의 벡터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면 초점을 잃습니다. 키워드의 정확성과 의미 검색의 의도 파악을 함께 쓰는 hybrid 검색이 가장 효과적인 기반입니다.
상품 정보 보강의 다섯 가지 기준
실험은 보강 방법을 하나로 보지 않고 다섯 가지 데이터 기준으로 나눴습니다.
| 기준 | 하는 일 | 잘 맞는 경우 | 덜 맞는 경우 |
|---|---|---|---|
| Attribute Fill | 빠진 필수 사양 채우기 | 사양 정보가 빈약한 카탈로그, 소규모 판매자 | 이미 정보가 풍부한 피드 |
| Description Depth | 쓰임새와 사용 장면 설명 | 범용 상품, 이름이 일반적인 상품 | 정형화된 재고 |
| Buyer Context | 구매자 유형, 상황, 쓰임 장면 태그 | 라이프스타일, 선물, 패션 | 사양만 중요한 실용품 |
| Trust Signals | 리뷰, 브랜드 인기, 평가 반영 | 내구재, 가구 | 짧게 끝나는 반짝 할인 |
| Product Identity | 대표 상품과 변형 상품 묶기 | 여러 채널에서 파는 재고 | - |
보강 전후의 예를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남성 신발 BS43, 파랑’이라는 이름과 한 줄 설명뿐인 상품은 의미 검색이 연결할 단서가 거의 없습니다. 보강한 상품은 이름을 ’가벼운 남성 러닝화, 통기성 좋은 메시 소재, 파랑’으로 늘리고, 마라톤 훈련용이라는 쓰임새, 끈으로 묶는 방식, 쿠션, 메시 소재 같은 구조화된 속성과 리뷰 1,240개 평균 4.6점이라는 평가 정보를 더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agent가 폭넓은 질문에도 이 상품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 보강 전후의 상품 정보
실험 결과, 많이 쓰기보다 정확하게 쓰기
실험에서 나온 결과는 세 가지입니다.
- 보강한 상품 데이터는 모든 일대일 비교에서 보강하지 않은 기준선을 앞섰고, 모든 agent에서 키워드 검색 상위 10위 적중률을 높였습니다. 설명이 길어지면 낱말이 다양해져 더 많은 키워드와 맞고, 이미지에서 뽑은 속성도 담기기 때문입니다.
- 처음 카탈로그 정보가 가장 빈약했던 판매자가 보강으로 가장 큰 상승률을 얻었습니다. 정보가 약한 곳일수록 당장 개선할 여지가 크다는 뜻입니다.
- 정리되지 않은 보강은 embedding의 의미를 희석할 위험이 있습니다. 일부 시험에서는 지나치게 보강한 설명 때문에 agent가 환각(사실이 아닌 내용을 지어내는 현상)을 더 자주 일으키고 의미 검색 순위도 떨어졌습니다.
‘저희 매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가족이 운영하는 곳입니다’ 같은 매장 소개 문구는 검색과 관계없는 token(모델이 글을 처리하는 단위)을 더해 agent의 검색을 헷갈리게 합니다. agent는 판매자의 브랜드 인지도나 마케팅 문구보다 정보가 담긴 구조화된 내용을 더 높이 평가합니다. 글의 양이나 태그 수를 늘리는 것보다 내용의 질이 검색과 추천 성과를 좌우한다는 결론입니다. 다시 말해 보강은 키워드 검색에는 확실히 도움이 되지만, 글을 늘리는 보강만으로는 의미 검색에 부족하고 다른 데이터 구조가 필요합니다.
판매자가 지금 점검할 일
검색 시대에 사람을 위해 만든 Google Shopping 피드에만 계속 기대면 AI agent 안에서 상품이 발견될 가능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이 책임자는 경고합니다. 모든 카탈로그에 통하는 단일 공식은 없으므로 다음 순서로 점검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 내 카탈로그가 정보가 빈약한지, 사양 중심인지, 범용 상품 중심인지 먼저 진단합니다.
- 한 가지 방법을 일괄 적용하지 말고 유형에 맞는 기준을 고릅니다. 사양 중심 카탈로그는 Attribute Fill, 라이프스타일 상품은 Buyer Context가 맞습니다.
- 상품 설명은 구체적인 쓰임새와 사양에 집중하고,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나 마케팅 문구를 쌓지 않습니다.
- 매장 소개 같은 상투 문구는 상품 피드에서 뺍니다.
- 리뷰 평균과 리뷰 수를 구조화된 상품 피드에 직접 넣습니다.
- 정확한 키워드 질문과 폭넓은 의도를 모두 잡도록 키워드 검색과 의미 검색을 함께 염두에 둡니다.
- 상품 정보가 AI 쇼핑 엔진에서 제대로 읽히고 검색되는지 확인할 방법을 마련하고, 보강 업체의 주장도 그 기준으로 따져 봅니다.
AI agent가 쇼핑의 출발점이 될수록 판매자의 경쟁력은 SEO용 키워드보다 agent가 이해할 수 있는 정확한 상품 정보에서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카탈로그의 빈 곳부터 구조화된 정보로 채우는 것이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