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음식점용 POS(판매 시점 관리)와 운영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온 Toast가 자사 플랫폼 위에 AI agent(사용자 대신 작업을 수행하는 AI)를 얹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Toast의 제품 부사장은 이 작업의 출발점을 새 기능을 많이 넣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익숙한 사용 흐름을 얼마나 건드리지 않으면서 돈으로 환산되는 성과를 내느냐로 설명합니다. Toast는 2026년 2분기 연환산 반복 매출 $24억와 전년 대비 25% 성장을 기록했고, 같은 분기에 순이익 $1억 5,400만와 조정 EBITDA $2억 2,100만를 냈습니다. 규모가 커진 만큼 AI 기능 하나가 흔들릴 때 고객 신뢰에 미치는 영향도 커집니다. 그래서 제품팀이 세운 기준은 단순합니다. 인건비를 줄이거나 추가 매출을 만들지 못하는 AI 기능은 넣지 않습니다.

무엇을 건드리지 않을지부터 정합니다

사용자의 근육 기억

기존 SaaS에 AI를 넣는 일은 새 제품을 만드는 일과 다릅니다. 오래 쓴 고객에게는 이미 굳은 동선과 습관이 있습니다. AI를 붙이면서 그 흐름을 통째로 버리게 만들면 안 됩니다. 새 기능은 기존 업무 흐름 옆에 자리 잡아야 하고, 행동 변화는 설계된 방식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신뢰 기준이 소비자 앱과 다릅니다

소비자용 AI 도구는 미완성 기능이나 약한 보안, 어긋난 연동을 어느 정도 넘깁니다. 매장 운영이 걸린 B2B 환경은 다릅니다. 부정확하거나 느린 기능 하나가 고객 신뢰를 태워 버립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정확도와 속도 기준을 높게 잡습니다. AI가 확률적으로 동작한다는 것은 공급자 쪽 사정이고, 운영자에게는 오늘 매출을 정확히 알려주는 도구여야 합니다.

열 곳에서 시작해 1년을 반복한 방식

Toast는 2023년 말 AI 기능 개발을 시작하면서 최종 스펙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design partner(초기 검증에 참여하는 고객) 열 곳을 모아 WhatsApp 그룹에서 직접 소통하며 모바일 기반 리포팅 어시스턴트를 먼저 써 보게 했습니다. 이 닫힌 피드백 루프를 약 1년간 돌린 뒤, 2025년 초 foundation model(대규모 데이터로 학습해 여러 작업의 기반이 되는 모델)이 충분히 성숙했다고 판단해 2025년 10월 일반 제공으로 넘어갔습니다. 소수에게만 먼저 열어 두면 실패 비용이 작고, 전체 고객의 신뢰는 걸지 않아도 됩니다. 어설픈 기능을 전 고객에게 배포한 뒤 수습하는 방식보다 훨씬 싸게 배웁니다.

주방 조리대 위에서 피드백을 주고받는 스마트폰

▲ 소수 고객 피드백 루프

빈 화면을 없애는 일

AI 기능을 붙일 때 흔한 실수는 앱 한쪽에 챗봇 창을 따로 달아 두는 것입니다. 사용자는 빈 입력창 앞에서 무엇을 물어야 할지 모릅니다. Toast는 앱 곳곳에 문맥 기반 진입점을 두고 미리 채워진 시작 prompt(AI에 입력하는 요청 문장)를 함께 보여 주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풉니다. 어떤 제안을 띄울지는 사용자가 보고 있는 화면과 시간대에 따라 달라집니다. 제품팀은 사용자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따져야 합니다. 관리자가 홀을 걸으며 주문을 받는 중인지, 백오피스에서 정산하는 중인지에 따라 필요한 답이 다릅니다.

재온보딩을 전제로 둡니다

모델 성능과 백엔드 연동은 화면이 바뀌지 않아도 계속 넓어집니다. 그래서 온보딩을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기능이 확장될 때마다 사용자가 다시 익히도록 안내하는 절차를 제품 안에 둡니다.

소비자 AI가 끌어올린 기준선

소비자용 AI 앱에서 새로운 상호작용이 등장하면 그것이 B2B 소프트웨어의 기대치가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요구도 ’이걸 하도록 도와줘’에서 ’이걸 대신 해줘’로 옮겨 갑니다. 제품 책임자의 과제는 이 변화를 미리 읽고 자사 플랫폼이 낡아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입니다. 다만 음식점 운영자는 모델 구조나 마케팅 문구로 도구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사업에 도움이 되는지만 봅니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 자체도 정해진 버튼 배치를 짜는 일에서, 결과가 매번 달라지는 시스템을 다루는 일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경쟁 구도보다 고객의 손익계산서

Toast는 POS 사업자, 배달 플랫폼, 예약 플랫폼 등 여러 방향에서 경쟁합니다. 경쟁자나 시장 화제에 몰입하면 자기 고객의 핵심 문제를 놓칩니다. vertical SaaS(특정 산업에 특화된 SaaS)에서 이기려면 고객 현장에 들어가 조리 라인과 주방 운영을 직접 봐야 합니다. 음식점 손익계산서를 이해해야 어떤 소프트웨어 지출이 정당화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품 개발은 재무팀과 함께 굴립니다. 어떤 foundation model 회사가 살아남을지 예측하는 대신 고객의 업무 흐름에 집중하면 시장이 흔들려도 버틸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직접 만들지 않는 것

Anthropic, OpenAI 같은 연구소가 만든 기반 모델을 가져와 음식점 운영의 실무 효용으로 옮기는 것이 임무입니다. 모델 자체를 만드는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그 위에서 무엇을 자동화할지에 자원을 씁니다.

Toast IQ Grow가 대행사 지출을 줄인 방식

Toast IQ Grow는 손님 확보와 재방문을 위한 마케팅 캠페인을 대신 돌리는 AI agent입니다. 대부분의 음식점 운영자는 온라인 마케팅, 웹사이트 제작, 이메일 문구 작성에 시간을 쓰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이 agent를 쓴 고객은 외부 마케팅 대행사 지출을 70% 넘게 줄였습니다. 특정 고객 사례의 수치이며, 같은 결과가 모든 매장에서 나온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도구는 이메일과 문자 발송을 POS 결제 데이터와 연결해, 캠페인이 실제 매출로 이어졌는지 닫힌 루프로 확인하게 합니다. 답변 엔진 최적화(AEO)처럼 새로 생기는 채널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책임자와 엔지니어링 전문가를 나란히 배치해 기술 깊이를 유지합니다.

메뉴 변경을 승인하는 손과 태블릿 화면

▲ 승인 후 반영되는 변경

제품 리더가 계속 직접 만져야 하는 이유

제품 리더가 직접 만드는 일에 관여하지 않으면 몇 달 안에 판단이 뒤처집니다. Toast의 제품 부사장은 제품 책임자가 휴직하거나 자리가 비면 임시로 실무자 역할을 맡습니다. Toast에 내장된 대화형 AI 어시스턴트 Toast IQ 같은 핵심 과제에서는 중간 관리 계층을 두지 않고 현장 제품팀을 직접 챙깁니다. AI 도구가 개인 생산성을 끌어올려 주기 때문에 가능한 운영 방식입니다. 조직을 얇게 유지하면서도 제품 맥락을 깊게 쥐고 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대화형 조회에서 실행까지

숫자 확인과 비교

예시 매장 데이터로 Toast IQ에 어제 매출 스냅샷을 요청하면 2026년 9월 21일 월요일 기준 순매출 $5,323.75, 주문 87건, 손님 97명, 평균 객단가 $61.19가 나옵니다. 이어서 지난주 월요일(9월 14일)과 비교를 요청하면 순매출이 $1,182.83, 28.6% 늘었다는 요약과 함께 비교 막대그래프가 표시됩니다. 손님 수는 줄었는데 객단가가 올라 매출이 늘어난 구조입니다. 운영자와 분석가가 수동으로 주고받던 리포트 작업을 대화가 대신하는 셈입니다.

메뉴 조회에서 실행까지

매출 상위 항목을 파고들면 Pre-Paid Dinner와 Pepperoni Flatbread가 상위에 나옵니다. 메뉴에 있는 flatbread를 모두 나열해 달라고 하면 8개가 PUB FOOD 등 그룹별로 정리되어 나옵니다. 최근 판매 추세를 근거로 새 flatbread를 제안해 달라고 하면 spicy sausage and roasted pepper 조합을 추천합니다. 이어서 메뉴에 추가해 달라고 하면 설정 카드가 동적으로 생성됩니다. 카드에는 메뉴 그룹(Flatbreads)과 가격 입력란이 채워져 있고, $14.99에서 $15.99로 값을 고쳐 넣을 수 있습니다. 이 변경은 곧바로 POS에 반영되지 않고 운영자가 승인해야 게시됩니다. 조회에서 끝나지 않고 실행 직전 단계까지 대신 해 주는 구조입니다.

덜 기술적인 사용자가 더 빨리 받아들입니다

자연어로 물으면 중첩된 메뉴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운영자가 오히려 빠르게 받아들인다는 관찰이 나옵니다.

마무리: 어디부터 손대고 무엇을 남길지

레거시 SaaS에 AI agent를 붙이는 순서는 화려한 기능 목록이 아니라 판단 기준에서 나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성과를 돈으로 정의합니다. 인건비 절감이나 추가 매출로 설명되지 않는 기능은 뒤로 미룹니다.
  • 작은 코호트로 시작합니다. 전체 고객의 신뢰를 걸지 않고 빠르게 배우는 구간을 먼저 둡니다.
  • 기존 동선을 지킵니다. 사용자의 근육 기억을 버리게 하는 전면 재설계는 마지막 선택지로 둡니다.
  • 빈 화면을 남기지 않습니다. 문맥에 맞는 진입점과 시작 prompt를 기본값으로 둡니다.
  • 조회에서 실행으로 넘어갑니다. 답만 보여 주지 않고 운영자가 승인할 수 있는 실행 카드까지 만듭니다.
  • 판단 기준을 고객의 손익계산서에 둡니다. 경쟁사 기능 목록이나 모델 순위는 기준이 되지 않습니다.

한 가지는 함께 봐야 합니다. agent가 일을 대신 처리하는 환경은 운영자를 더 생산적으로 만들지만, 24시간 대응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이어지면 소모적이고 중독적인 업무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 자동화할지 정할 때 사람이 언제 멈출 수 있는지도 함께 설계하는 편이 좋습니다. 다음 분기 로드맵을 다시 펼칠 때, 이 여섯 가지 중 몇 개가 이미 문서에 들어 있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