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erna 공동 창업자 겸 회장이자 Flagship Pioneering 창업자 겸 CEO인 Noubar Afeyan, Google DeepMind의 최고 AI 준비 책임자 Lila Ibrahim, Biocon 창업자 겸 회장 Kiran Mazumdar-Shaw는 AI가 과학적 발견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들이 꼽는 가까운 성과는 화려한 약속과 거리가 있습니다. 무료로 공개된 연구 도구, 더 빠르고 싼 임상시험, 임상시험 환자 선별과 검사의 위양성(병이 없는데 양성으로 나오는 결과) 줄이기처럼 실용적인 곳이 먼저입니다. Afeyan은 사람을 통째로 가상으로 재현해 임상시험을 대신하거나 AI가 곧 암을 고친다는 이야기를 경계하고, 규제는 기반 모델보다 상용 AI agent(스스로 판단해 작업을 수행하는 AI)를 겨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세 사람은 그 가능성이 현실이 되려면 무엇보다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AI는 현미경이자 망원경, 남은 한계는 사람의 물음
Afeyan은 AI가 몇몇 분야만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인류가 무엇이든 발견하는 방식 자체를 바꾼다고 봅니다. 자연 현상은 사람의 상상과 관계없이 존재하고, AI는 그런 현상을 대규모로 찾아내고 이해하게 해 준다는 설명입니다. Ibrahim은 AI를 분자 구조를 깊이 들여다보는 현미경이자 넓은 전경을 보여 주는 망원경에 비유합니다. 그는 이제 한계는 계산 능력이 아니라 과감하고 창의적인 과학적 물음을 던지는 사람의 용기에 있다고 말합니다.
Mazumdar-Shaw는 생물학이 관찰에 기대던 경험 과학에서 서로 연결된 예측 과학으로 바뀌고 있다고 봅니다. 그동안 신약 개발은 표적 하나를 정하고 그 표적만 노리는 약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AI와 생물학 전문 지식을 함께 쓰면 흩어진 데이터를 이어 신호 전달 경로와 네트워크, 신경 회로 전체를 살필 수 있고, 여러 표적을 함께 겨냥해 복잡한 질병을 다루는 치료제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원리를 다 몰라도 쓸 수 있다는 관점
Afeyan은 지능을 기계의 지능, 사람의 지능, 자연의 지능으로 나눠 봅니다. 모든 세포와 생명체는 정보를 처리하는 시스템이고, 전 세계 사람들의 면역 체계를 피해 퍼지는 팬데믹 바이러스도 자연의 지능을 보여 준다는 것입니다.
그는 무엇이든 쓰기 전에 작동 원리를 완전히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을 불필요한 자만으로 봅니다. 시판 중인 약의 절반 이상은 작용 원리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엄격한 임상시험으로 효과를 검증받았고,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도 기기의 원리를 모른 채 날마다 그 기능을 누린다는 것입니다. 이 관점이라면 AI가 찾은 결과도 원리를 다 설명하지 못해도 실험과 임상으로 검증되면 쓸 수 있다는 결론에 가까워 보입니다.
지금 효과가 나는 곳은 임상시험
Mazumdar-Shaw는 AI의 가장 큰 가능성을 신약 개발 기간 단축에서 찾습니다. 기간이 줄면 인도 같은 지역에서도 감당할 수 있는 가격으로 약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돈이 많이 드는 단계는 임상시험이므로, AI로 복잡한 임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약효를 예측하며 안전성을 훨씬 빨리 확인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임상 개발 기간이 짧아지면 개발비가 줄고 환자가 내는 약값도 내려간다는 논리입니다. AI 인프라에 초기 비용이 들지만 효율이 높아지는 이득이 훨씬 크다고 봅니다.
Afeyan도 AI의 효과가 이미 임상시험 개발 주기를 줄이는 데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바이오 업계에서 39년을 일한 그는 지금까지 어떤 것도 천문학적인 신약 개발 비용을 낮추거나 임상과 규제의 복잡함을 풀지 못했다고 돌아봅니다.
그가 꼽는 현실적인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전자의무기록과 분자 수준의 환자 정보를 분석해 새 치료제에 잘 반응할 환자군을 골라 임상시험을 꾸리는 일입니다. 다른 하나는 검사 결과를 AI로 선별해 위양성을 줄이는 일입니다. 초기 암 검사에서는 위양성이 진양성의 10배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불필요한 후속 진료에 막대한 비용이 들 수 있습니다.
| 적용 영역 | AI가 맡는 일 | 기대하는 효과 |
|---|---|---|
| 환자 선별 | 전자의무기록과 분자 정보로 잘 반응할 환자군 찾기 | 임상시험 기간 단축 |
| 검사 선별 | 초기 암 검사 결과를 분류해 위양성 줄이기 | 불필요한 후속 비용 감소 |
| 임상 데이터 분석 | 약효 예측과 안전성 확인 | 개발비와 약값 인하 |
| 가상 임상시험 | 사람 전체를 가상으로 재현해 시험 대체 | 생물학의 복잡성 때문에 아직 먼 단계 |
반면 사람을 digital twin(실제 대상을 가상 공간에 그대로 옮긴 모델)으로 재현해 임상시험을 건너뛰겠다는 주장에 대해 Afeyan은 아직 멀었다고 선을 긋습니다. 80년 전 Erwin Schrödinger가 짚었듯, 생물은 상호작용의 효과가 기하급수적으로 쌓여 단순한 물리 방정식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연구와 의료 체계 차원의 변화입니다. 개인이 암 검사를 받을지,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의료진과 상의해 정해야 합니다.

▲ AI로 고르는 임상시험 환자군
AI가 곧 암을 고친다는 약속을 경계하는 이유
5년 안에 큰 질병을 없앨 수 있다는 식의 낙관적인 전망도 나옵니다. Afeyan은 첨단 AI 기업들이 가까운 시일 안의 암 치료를 약속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가까운 목표를 부풀리면 대중이 실망하고 두려움까지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생쥐의 암은 70년 전부터 이미 정복됐다는 바이오 업계의 오랜 농담을 꺼냅니다. 사람의 생리는 실험용 생쥐와 크게 다르니 과학은 겸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생성형 AI를 비롯한 최신 도구가 오히려 사람이 생물학에 대해 아는 부분이 생각보다 훨씬 작다는 사실을 드러냈다고 봅니다.
다음 과제는 생물학을 추론하는 foundation model
Mazumdar-Shaw는 생물학적 지능과 AI의 결합을 의학 혁신의 핵심 과제로 꼽습니다. 지금의 AI는 대체로 이미 알려진 데이터 안에서 논리를 따지고 패턴을 찾는 데 머물러 있지만, 궁극의 목표는 새로운 생물학 지식을 만들어 내고 신약을 처음부터 설계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를 위해 그는 생물학 foundation model(방대한 데이터로 미리 학습해 여러 작업의 바탕이 되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보고, Afeyan이 Flagship Pioneering에서 추진하는 시도를 예로 듭니다. 이런 모델은 수학적으로 패턴을 맞추는 수준을 넘어 실시간으로 배우고 적응하며 생물학적으로 추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치료제 개발이 더딘 까닭은 기존 연구가 경로 하나만 표적으로 찾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신경계와 면역계의 네트워크는 여러 변수가 함께 움직이는 시스템이라 신호 경로 하나만 떼어 고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유전체 데이터가 특정 치료제에 잘 반응할 환자군을 예측해 진정한 맞춤 의료를 열 것이라는 기대도 내놓습니다.
Mazumdar-Shaw는 벵갈루루에 AI와 양자생물학 인재가 함께 모여 있다며, Biocon이 두 분야를 결합한 새로운 계산 방법으로 신약 개발 기간을 단숨에 줄이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밝힙니다.
연구실 밖으로 넓어지는 쓰임, AlphaFold와 수수
Ibrahim은 Google DeepMind의 AlphaFold를 대표 사례로 듭니다. AlphaFold는 구조생물학의 50년 난제였던 단백질 구조 문제를 풀었고, 과학자들은 지도 앱에서 장소를 찾듯 AlphaFold로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찾아봅니다. Google DeepMind는 이를 전 세계 수백만 연구자가 무료로 쓸 수 있게 공개했습니다. 스페인의 연구진은 AlphaFold를 활용해 FDA가 승인한 기존 약을 전 세계 약 800만 명이 앓는 소외 열대 질환인 샤가스병 치료에 쓸 길을 찾았습니다. 인도에서는 18만 명이 넘는 연구자가 AlphaFold로 현지 질병을 연구하고 맞춤 치료법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농업에서도 Google DeepMind는 인도 하이데라바드의 농업 연구 기관 ICRISAT과 함께 5억 명이 넘는 사람이 식량과 가축 사료로 의존하는 수수의 유전체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Ibrahim은 그동안 연구가 서구의 작물 품종에 쏠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토종 작물은 연구비도 관심도 부족했다고 지적합니다. AI로 유전체 분석을 앞당기면 수십 년 걸리던 품종 개량 기간을 크게 줄여 가뭄과 새로운 병해에 강한 품종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Google DeepMind는 인도에서 60만 명이 넘는 농민이 쓰는 AI 농업 자문 플랫폼도 지원합니다. 인도 주 정부들과 함께 만든 이 플랫폼은 농지마다 맞춤 정보를 주며, 일본과 베트남을 포함해 아시아 12개국 가까이로 넓어졌습니다.

▲ AI로 앞당기는 수수 품종 개량
성과보다 먼저 필요한 것, 과학에 대한 신뢰
Mazumdar-Shaw는 AI에 대한 신뢰는 눈에 보이는 건강 성과와 나아진 치료 효과로만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Afeyan은 코로나19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과학 불신이 하나의 산업처럼 자라 경험적 사실이 개인 의견과 같은 무게로 다뤄진다고 우려합니다. 과학은 고정된 결론이 아니라 가설을 세우고 실험으로 반증하는 방법이며, 가설이 반증되면 진보로 반길 일이지 예전 과학이 사기였다는 근거로 쓸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이끄는 과학적 방법조차 믿지 못하는 사회에 결론을 내놓는 AI가 들어오면 사회적 결속이 더 약해지고 백신, 약, 식품에 관한 공중보건 지침도 덜 지켜질 수 있다는 경고도 합니다.
그는 정치가 과학의 결론을 이끌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일반인이 논문의 진위를 가리기는 어렵지만, 건강 문제를 의사에게 묻듯 여러 전문가의 합의가 여전히 가장 믿을 만한 기준이라고 봅니다. AI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모으고 종합하기 쉽게 해 줄 것으로 봅니다. 학회에서 과학자들이 서로 반박하는 것도 사실을 다지는 과정인데, 이를 과학이 불안정하다는 신호로 오해하는 일이 많다고 지적합니다.
Mazumdar-Shaw는 대중의 혼란이 어려운 과학 소통에서 비롯된다며 과학을 쉽게 전해야 한다고 말하고, 벵갈루루에 세워진 시민을 위한 과학 전시 공간을 예로 듭니다. Ibrahim은 사람들이 익숙한 공동체를 믿는다며, 농업 AI 플랫폼은 처음부터 농민의 목소리를 담고 의료 AI 검진 도구도 개발 초기부터 의사의 의견을 반영해야 제대로 쓰인다고 말합니다.
규제는 기반 모델보다 상용 AI agent에
Afeyan은 2026년 초까지만 해도 많은 기술 위험이 먼 이야기로 보였지만, 최근의 발전이 섣불리 무시됐던 능력을 보여 줬다고 말합니다. 무시되던 여러 agent의 협업 능력이 불과 6개월 만에 현실이 됐다는 것입니다. 그는 요즘 AI agent가 자율적으로 무리를 이루고 예측하기 어려운 결과를 내며 자연의 생태계를 닮아 간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규제는 바탕이 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보다 상용화된 agent 시스템과 그 의도를 겨냥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기반 모델은 날것의 능력이지만 배포된 agent는 의도를 지니기 때문에 감시가 필요하다는 논리입니다. 탈리도마이드 사태 이후 약이 시장에 나오기 전에 엄격한 안전성 입증 의무가 생긴 것처럼, 자율 agent를 상용화하는 개발사도 닫힌 기업 내부 밖으로 내보내기 전에 안전성을 입증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Mazumdar-Shaw는 새로운 생체 소재와 합성생물학도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어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며, 규제 당국이 고의적인 악용과 예상하지 못한 창발적 행동을 구분해야 한다고 봅니다. Ibrahim은 AI가 신중한 규제 틀 없이 움직이기에는 너무 중요한 기술이라는 것이 Google DeepMind의 오랜 입장이라고 설명합니다. Google DeepMind는 2026년 6월 고급 AI 비서와 agent 작업 흐름의 위험과 윤리를 다룬 연구도 내놓았습니다.
다만 Mazumdar-Shaw는 AI 설계만으로 환자가 감당할 수 있는 약값이 보장된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지금은 AI가 기존 방식보다 측정할 수 있는 개선을 내도록 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리: 약속보다 검증된 성과를 본다
세 사람의 시각을 모으면 AI 신약 개발의 현재 위치가 보입니다. AI는 이미 생물학 연구의 도구가 됐고, 임상시험 기간을 줄이고 환자 선별과 검사 선별을 정교하게 하는 데서 먼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사람을 통째로 재현한 가상 임상시험은 아직 멀고, AI가 곧 암을 고친다는 약속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Afeyan의 판단입니다. 세 사람은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려면 과학에 대한 신뢰, 사용자와 함께 만드는 도구, 초점을 맞춘 규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연구자: AlphaFold처럼 무료로 공개된 도구로 소외 질환이나 기존 약의 새 쓰임을 찾는 연구를 시도해 볼 만합니다.
- 바이오·의료 현장: 임상시험 전체를 가상으로 대체하기보다 환자 선별과 검사 선별처럼 효과가 분명한 곳부터 AI를 적용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 AI 도구를 만드는 팀: 농민이나 의사 같은 실제 사용자를 기획 단계부터 참여시켜야 합니다.
- AI agent를 상용화하려는 기업: 출시 전 안전성 입증 방법을 미리 준비해 둘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일반 독자: AI가 곧 병을 고친다는 소식은 약속보다 실제 임상 성과로 판단하고, 개인의 검사와 치료는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