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ipe 공동 창업자이자 사장인 John Collison은 AI agent가 사람 대신 상품을 찾고 사는 agentic commerce가 온라인 상거래를 두 단계로 바꿀 것으로 봅니다. 먼저 agent가 사람 대신 양식을 채우고 결제하는 일을 맡고, 그다음에는 소비자가 상품을 찾는 경로 자체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Stripe가 2025년에 처리한 결제액은 $1조 9,000억으로 전년보다 34% 늘었습니다. 결제 흐름의 한가운데에 있는 회사가 이 변화를 어떻게 읽고 무엇을 준비하는지는 판매자, 개발자, 보안 담당자 모두에게 참고가 됩니다.
웹 양식 입력은 agent의 일이 된다
Collison은 웹 양식을 손으로 채우는 일이 사용자에게 아무 가치도 주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개인 정보를 직접 입력하는 일을 즐기는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쓸모 있는 개인 agent는 배송지, 결제 방식, 신원 정보처럼 사용자의 맥락을 기억하는 상태(state)를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때 핵심 기술로 꼽는 것이 computer use(AI가 사람처럼 화면을 보고 클릭과 입력으로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기능)입니다. 미국 차량관리국(DMV) 같은 기관이 새 API나 MCP(Model Context Protocol, AI가 외부 도구와 데이터에 연결하는 표준) 서버를 내놓기까지 몇 년을 기다릴 필요 없이, agent가 지금 있는 웹사이트를 직접 다뤄 운전면허 갱신 같은 일을 끝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Collison은 computer use를 기존 소프트웨어 전체에 걸친 ’하위 호환 계층’으로 부르며, transformer, LLM(대규모 언어 모델), 강화학습에 이은 다음 큰 도약이 될 것으로 내다봅니다.
두 번째 변화, AI가 상품을 찾으면 작은 브랜드가 보인다
Collison은 agentic commerce를 상거래의 ’완전한 재배선’으로 표현하며, 더 깊은 변화는 상품 발견 방식에서 일어난다고 봅니다. AI로 상품을 조사하면 기존 중개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평판이 좋은 틈새 브랜드와 잘 알려지지 않은 상품이 드러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품질 좋은 작은 판매자가 AI agent에게 발견되기만 하면 대형 브랜드보다 앞설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는 이를 Facebook과 Instagram의 타깃 광고가 열었던 시기에 빗댑니다. Wish.com, Teespring, Temu, Shein은 사업 모델과 고객 유입 구조를 처음부터 소셜 피드에 맞춰 짰기 때문에 빠르게 컸다는 것입니다. 같은 논리라면 다음 세대 상거래는 AI 검색, agent 최적화, 자동 구매 흐름을 전제로 설계한 사업이 주도할 수 있습니다. 이 전망대로라면 기존 중개 플랫폼은 빨리 적응하지 못할 경우 존재감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 AI 상품 발견과 작은 브랜드
판매자에게 주는 시사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AI 조사 agent가 읽을 수 있도록 상품 정보를 접근하기 쉽게 정리하고, 실제 구매자의 긍정적인 후기를 쌓는 일이 노출의 바탕이 됩니다.
개발자 대신 coding agent가 API를 연동한다
Stripe는 오랫동안 개발자 경험에 공을 들였습니다. API 문서의 세부 표현과 버전 업그레이드 경로까지 다듬었습니다. 그런데 개발자가 API 연동을 직접 하지 않고 coding agent에게 맡기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Collison은 설명합니다. agent는 사람과 요구 사항이 다르고 실수하는 방식도 다릅니다. 예를 들어 오래된 API 버전을 대상으로 코드를 짜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읽을 버전 이전 안내서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coding agent가 이전 작업을 직접 수행합니다. 그래서 Stripe는 사람 개발자의 편의가 아니라 AI agent의 편의를 기준으로 API를 설계하는 쪽으로 내부에서 중시하는 역량을 다시 정하고 있습니다.
최근 인수도 같은 흐름에서 설명됩니다.
| 인수한 회사 | 분야 | 인수 이유 |
|---|---|---|
| Bridge, Privy | 암호화폐 인프라 | 자체로 키우려면 몇 년이 걸릴 암호화폐 전문 팀과 운영 방식 확보 |
| Metronome | 사용량 기반 과금 | AI 추론 비용 때문에 좌석 기반 구독에서 사용량 과금으로 이동 |
| OpenRouter | 여러 모델 연결 | 기업이 작업마다 다른 모델을 골라 쓰는 구조에 대응 |
AI 앱은 쓸 때마다 실시간 연산 비용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회사가 ChatGPT와 Claude처럼 기본 사용량을 주고 다 쓰면 크레딧을 사게 하는 방식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것이 Collison의 판단입니다. OpenRouter는 기업이 한 모델에 정착하지 않고, 가치가 높은 사용자나 복잡한 작업은 비싼 최신 모델로, 일상적인 질의는 저렴한 작은 모델로 보내는 구조를 전제로 합니다.
직접 만들지 인수할지는 그 일이 회사의 핵심 역량과 얼마나 가까운지로 정한다고 합니다. 핵심 강점에 맞으면 직접 만들고, 여러 모델로 요청을 나눠 보내는 token 라우팅처럼 새 역량이 필요한 분야는 인수를 택합니다. 시장이 빨리 바뀌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Collison은 OpenRouter의 시장이 지난 12개월 동안 크게 바뀌었고 앞으로 12개월 뒤에도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라며, 이런 분야에서 내부 개발은 완성될 즈음 이미 낡을 수 있다고 봅니다.
보안, 공격 쪽이 먼저 빨라진다
Collison은 새 기술은 언제나 방어자와 공격자 모두에게 열린다고 강조합니다.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 은행 강도가 먼저 도주용으로 쓰고 경찰이 뒤늦게 차를 갖췄던 것처럼, 최신 AI 모델의 자동화된 사이버 공격 능력이 기업 인프라가 받는 위협의 기본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앞으로 5년 동안의 보안 침해가 지난 5년보다 크게 많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여기에는 비대칭이 있습니다. 작고 현대적이며 구성이 단순한 시스템을 쓰는 스타트업은 방어에 유리하고, 50년 된 시스템과 지원이 끝난 Windows를 돌리는 오래된 기업은 불리하다는 것입니다. Stripe는 오랫동안 보안에 대해 철저한 경계를 유지해 온 덕에 대비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 정당한 agent와 봇 구분
agent가 늘면서 생기는 또 다른 과제는 봇 판별입니다. 지금까지 웹의 방어는 자동화된 접근을 모두 막는 데 집중했지만, 이제는 사용자가 맡긴 정당한 agent와 악의적인 봇을 구분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Collison은 이 문제가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보며, agent와 웹 관리자 사이의 균형이 어디서 정해질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인정합니다.
사내 AI는 권한 설계가 먼저다
Collison은 AI 능력의 ’들쭉날쭉한 경계(jagged frontier)’를 언급합니다. 공개된 웹 데이터가 많은 작업은 아주 잘하지만, 예시 없이 원리부터 추론해야 하는 일에서는 예상 밖으로 약하다는 뜻입니다. 기업 업무는 내부 데이터와 맥락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용 AI 화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Stripe는 여러 부서의 내부 데이터에 모델을 연결하는 사내 AI 앱을 만들었고, 가장 큰 과제는 개인정보 보호, 정확성, 접근 권한 통제였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인사 부서의 보상 정보는 일부 직원만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세밀한 권한을 갖춘 뒤에는 영업 담당자가 고객을 자동으로 조사하고 맞춤 제안서를 만드는 등 업무 방식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부서가 직접 도구를 만드는 사례도 늘었습니다. 법무팀은 인도나 핀란드에서 새로 나온 600쪽 분량의 법령을 읽고 정리하는 agent를 만들었습니다. 여러 나라의 규정을 사람이 모두 읽기는 불가능했던 일입니다. Collison은 오래 약속만 되던 개인 맞춤형 소프트웨어가 개발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현실이 되고 있다고 봅니다.
낙관론의 근거, 새 회사가 빠르게 늘어난다
Collison은 AI 위험을 둘러싼 비관론과 달리 낙관적인 시각을 보입니다. Stripe 구성원들은 반쯤 농담으로 2026년 1월 1일을 ’Singularity Epoch’로 정했습니다. Unix 시간의 기준일인 1970년 1월 1일에 빗댄 이름입니다. 지난해 말 coding 모델이 전환점에 이르러 AI가 더 나은 AI를 만드는 재귀적 자기 개선이 현실이 됐고, AI 연구소들이 고급 수학 benchmark(성능 평가 시험) 성과를 매주 발표하며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 근거입니다.
그가 더 주목하는 것은 지능을 쓰는 비용이 싸지면서 Stripe에서 새 회사 설립이 최근 들어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적은 자본과 인력으로도 회사를 세우고 키울 수 있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Stripe 거래량 중 AI 비중을 따로 떼어 숫자로 제시하는 것은 오해를 낳는다고 말합니다. AI 전문 기업뿐 아니라 Meta처럼 기존 기업도 AI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 ’AI’와 ‘AI가 아닌’ 회사를 나누기 어렵다는 이유입니다.
그는 막연한 두려움 대신 보안 대비처럼 구체적인 걱정에 집중하라고 권합니다. 직접 앱을 vibe coding(AI에게 말로 지시해 코드를 만드는 방식)으로 만들어 보고 빠르게 성장하는 고객과 대화하는 것이 매일 논문을 읽는 것보다 AI의 실제 쓸모와 한계를 알기에 낫다고도 말합니다.
정리, 지금 점검할 것
Collison의 전망을 요약하면, agent는 먼저 결제와 양식 입력을 맡고 이어 상품 발견 경로를 바꾸며, 그 과정에서 API 설계, 과금 방식, 보안의 기준도 함께 바뀝니다. 다음 항목부터 점검해 볼 수 있습니다.
- 판매자: AI agent가 읽기 쉬운 상품 정보와 실제 구매자의 후기를 갖추기
- 개발 조직: API와 문서를 coding agent가 쓰기 좋게 다듬고, 오래된 버전을 잘못 쓰지 않도록 대비하기
- AI 서비스 운영자: 추론 비용에 맞춘 사용량 기반 과금과 여러 모델을 나눠 쓰는 구조 검토하기
- 보안 담당자: 시스템을 작고 단순하게 유지하고, 정당한 agent와 악의적 봇을 구분하는 기준 마련하기
- 사내 AI 도입: 내부 데이터를 연결하기 전에 접근 권한부터 설계하기
Collison은 Stripe의 17년을 돌아보며, 한 번의 큰 성공보다 해마다 쌓인 꾸준한 성장과 사용자 우선 원칙이 지금의 규모를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새 제품은 대부분 장난감처럼 작게 시작했다는 그의 말은, agent 시대의 변화도 작은 실험에서 시작해 볼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