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에서 ChatGPT를 이끄는 Tibo Sottiaux는 지금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 대부분이 놓치고 있는 변화가 있다고 봅니다. 1년 안에 AI 모델이 지금보다 10배 빠르고 싸지며,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행동 대부분을 사람이 아니라 AI agent(사용자 대신 목표를 받아 스스로 작업을 이어 가는 AI)가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2026년 9월 29일 DevDay에서 대규모 제품·플랫폼 발표를 내놓은 직후 그가 밝힌 생각을 바탕으로, OpenAI가 그리는 다음 단계와 개발자·기획자가 지금 준비할 일을 정리합니다.

시장이 아직 반영하지 않았다고 보는 세 가지

Sottiaux가 꼽은 변화는 세 가지입니다.

전망 내용
agent가 인터넷의 주 사용자 웹과 디지털 공간의 행동 대부분을 사람 대신 agent가 수행
모델의 속도와 비용 1년 안에 실행 속도는 10배 빨라지고 비용은 10배 낮아짐
입출력 방식의 통합 글, 음성, 이미지 같은 모든 입력과 출력이 하나로 매끄럽게 합쳐짐

그는 지금의 모델 성능만 전제로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것은 근시안적이라고 말합니다. 1년 뒤 10배 나아질 모델을 진지하게 계산에 넣으면 제품과 플랫폼의 구조를 완전히 다르게 짜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변화가 빨리 온다는 점은 그 자신도 체감했습니다. Astra 수준의 성능이 나오려면 1~2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훨씬 일찍 나왔다고 합니다.

agent가 늘면서 생기는 2차 효과도 있습니다. OpenAI가 Notion과 함께 MCP(Model Context Protocol, AI가 외부 도구와 데이터에 연결하는 표준 규격) 연동을 작업했을 때, 연동이 열리자마자 agent가 보내는 요청이 크게 몰렸습니다. 사람이 화면을 눌러 쓰는 인터페이스와, 자동으로 쏟아지는 대량 요청을 버티는 가볍고 튼튼한 API 사이에서 무엇을 먼저 만들지가 소프트웨어 회사의 새 과제가 된 셈입니다.

손으로 짜는 agent 구조는 과도기

Sottiaux는 요즘 일상 업무에서 코드를 거의 직접 쓰지 않습니다. 실제 서비스에 들어가는 코드는 대부분 Codex가 만들고, 그는 pull request(코드 변경을 합치기 전에 검토하는 요청)를 검토하고 가끔 병합합니다. Codex는 코드 작성뿐 아니라 탐색적 분석, 지표 추적, 사업 흐름 파악, 다음 기능 계획에도 쓰입니다. 손으로 코드를 짜는 일은 주말에 LeetCode 문제를 푸는 취미로만 남았다고 합니다.

여러 agent를 동시에 돌리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6.1 Sol Ultra-Fast처럼 응답이 매우 빠른 모델이 나온 뒤로 수십 개의 agent를 병렬로 관리할 필요가 크게 줄었습니다. 응답이 빠르니 한 agent와 주고받으며 몰입한 상태로 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를 아코디언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는 흐름으로 설명합니다.

  1. 모델의 약점을 메우려고 역할을 나눈 agent 여러 개를 엮어 큰 팀을 만듭니다.
  2. 더 똑똑한 모델이 나오면 그 팀을 다시 하나로 합칩니다.
  3. 다음 한계가 보이면 같은 일이 되풀이됩니다.

같은 이유로 그는 prompt(AI에게 주는 지시문)를 손으로 엮은 반복 루프나 복잡한 그래프 구조를 일시적인 단계로 봅니다. 엔지니어가 결과를 안정시키려고 루프를 하나하나 관리하는 대신, 사용자의 맥락과 목표를 스스로 배우는 시스템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는 팀에도 구조를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단순함을 지키라고 늘 당부한다고 합니다.

여러 agent가 늘었다가 하나로 합쳐지는 흐름

▲ agent 구조의 확장과 통합

Dots가 그리는 상시 작동 agent

이런 생각이 담긴 제품이 DevDay에서 공개한 Dots입니다. Dots는 24시간 켜져 있으면서 사용자의 목표를 이해하고, 피드백을 받아 이해를 계속 다듬는 agent입니다. 회의실에 스스로 들어가 회의록을 남기고,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후속 연락을 이어 갑니다. 사용자는 어느 기기나 화면에서든 필요할 때만 지시를 보내면 됩니다. Sottiaux는 무거운 노트북을 어디든 들고 다니는 지금의 방식을 사람이 기계를 섬기는 낡은 구도로 봅니다.

출시는 단계적으로 진행됩니다.

  • 처음에는 사용자의 습관과 선호를 깊이 배우는 ‘기본 dot’ 하나로 시작합니다.
  • 사용 방식을 관찰하고 동작을 조정한 뒤, 여러 dot이 함께 일하는 ’팀 dot’으로 넓힐 계획입니다.
  • 특정 업무에 맞춘 dot을 여럿 띄워 가상의 팀을 꾸릴 수 있게 됩니다. 일상적인 일에는 꼭 필요하지 않지만 업무량이 많은 분야에서는 가치가 크다는 설명입니다.

Sottiaux 자신은 X(옛 Twitter)를 지켜보며 관련 작업을 처리하는 dot을 따로 두고 씁니다. Dots는 2년 넘게 이어 온 장기 작업 수행과 지속 메모리 연구, Codex의 실행 환경, 24시간 백그라운드 작동을 한데 모은 제품입니다. 안전을 위해 OpenAI가 지금까지 가장 엄격하게 정렬하고 보안을 강화한 모델인 Astra 위에서 돌아갑니다.

실제 장애 앞에서 agent가 한 일

DevDay 당일, 무대 시연을 5분 앞두고 Sottiaux의 dot이 ChatGPT 서비스 장애를 먼저 알아채고 알려 왔습니다. dot은 직접 운영 코드를 고쳐 보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는 거절하고 엔지니어링 팀과 함께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운영 중인 서비스를 agent가 스스로 고치는 것은 아직 위험하다는 판단입니다.

구조 면에서도 원칙이 있습니다. 전문 역할을 맡은 dot은 엄격한 안전장치와 전용 감시 아래, Mac Mini 같은 별도 하드웨어에서 돌아갑니다. 실행 환경을 사용자의 주 컴퓨터에서 돌리지 않는 것이 기본 설계 원칙이며, agent는 문어처럼 여러 기기와 가상 환경, 노트북에 원격으로 연결해 작업을 동시에 다룹니다.

ChatGPT 생태계와 수익 배분

Sottiaux는 이번 발표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부분으로 개방형 생태계를 꼽았습니다. 중심에는 16개 협력사와 함께 시작하는 ’Sign in with ChatGPT’가 있습니다. 외부 앱이 ChatGPT 계정으로 로그인하고 Codex 모델을 안전하게 쓰게 하자는 아이디어는 Pi, OpenCode 같은 도구를 만드는 개발자들과의 가벼운 논의에서 나왔고, 이것이 플러그인 확장과 발견 기능을 갖춘 플랫폼 기반으로 정식화됐습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알아 둘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약 12억 명에 이르는 ChatGPT 사용자에게 도구를 내보일 기회가 생깁니다.
  • 꾸준히 많이 쓰이는 플러그인을 만든 개발자는 수익 배분으로 보상을 받습니다.
  • 디렉터리의 노출 순위와 추천은 검색 최적화 요령이 아니라 품질과 장기 재방문으로 정해집니다.
  • 기준을 넘는 플러그인은 관련 대화가 오갈 때 사용자에게 자동으로 추천되고, 실질적인 쓸모가 없거나 이용이 저조하면 추천 대상에서 빠집니다.

모델 선택 메뉴를 없애는 방향

ChatGPT 앱에서 Sottiaux가 가장 불편하게 여기는 것은 모델 선택 메뉴입니다. 추론 강도 설정, 여러 agent 구성, Ultra 모드, 일반 모델 사이에서 고르느라 사용자가 지친다는 것입니다. 그는 지금은 모델 고르는 법에 박사 학위가 필요할 지경이라고 농담하며, 인터페이스는 사라지고 그 아래의 지능이 알맞은 도구와 추론 깊이를 알아서 고르는 앱을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Dots에는 이미 모델 선택 메뉴나 설정 화면이 없습니다. OpenAI는 사용자 의견을 반영해 Codex와 ChatGPT Work 전환 버튼도 하나로 합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Dots의 상시 작동 기능을 ChatGPT에 들여와 12억 명 사용자의 기본 생산성을 끌어올리려 합니다. 사람과 agent가 같은 화이트보드에서 함께 아이디어를 내는 ChatGPT Spaces는 이런 공동 작업 공간의 첫 토대로 소개됐습니다.

보조 감시 모델이 agent의 위험한 동작을 막는 모습

▲ agent를 감시하는 보조 모델

안전에 쓰는 컴퓨팅 자원

빠른 출시 이면에는 안전 장치가 있습니다. OpenAI는 전체 컴퓨팅 예산의 상당 부분을, 작업하는 agent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보조 모델에 씁니다. 이 보조 모델은 prompt injection(외부 콘텐츠에 숨긴 지시로 AI를 조종하려는 공격)을 감시하고, 위험한 자율 행동을 멈추며, 해로운 동작이 실행되기 전에 개입합니다. API 엔지니어링 투자도 대부분 이 안전, 평가, 보안 계층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비기술 사용자까지 포함해 12억 명이 쓰는 제품이기 때문에 OpenAI는 충분히 다듬지 않은 최신 모델을 내놓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6.1 Astra를 공개 출시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런 판단에서 나왔습니다.

일하는 방식과 필요한 역량

Sottiaux는 지원자를 볼 때 빠른 타자 같은 실행 기술은 거의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합니다. 대신 가치가 커지는 역량은 이렇습니다.

  • 뛰어난 미적 감각과 결과물을 고르는 안목
  • 사용자에 대한 깊은 공감과 이해
  • 디자인, 엔지니어링, 제품 기획의 경계를 넘나드는 폭넓은 능력
  • 창업자처럼 스스로 문제를 찾아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

OpenAI에는 Y Combinator 출신 창업자가 120명 넘게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창업 경험자가 열정과 주도성, 좋은 제품이 무엇인지에 대한 감각을 갖췄다고 봅니다. 경력이 짧은 사람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오래된 업무 습관이 없어 AI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활용법을 더 빨리 찾아내기 때문입니다. 신입으로 입사해 Applied 조직의 컴퓨팅 자원 전체를 맡고 Codex 실행 환경의 핵심 부분을 만든 한 엔지니어를 예로 들며, 겸손함과 협업, 빠르게 배우는 자세를 꼽았습니다.

OpenAI의 제품은 아래에서 위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네 명 정도의 작은 팀이 주말에 만든 시각 입력 실험이 사내에서 먼저 쓰이며 큰 기능이 되기도 하고, Decisions API는 엔지니어들이 내부 모델 Luna와 제약 샘플링을 써서 Responses API보다 빠른 대안으로 빠르게 만들었습니다. 높은 자율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릅니다. Sottiaux 자신도 입사 사흘째에 운영 서비스를 멈추게 한 적이 있지만, 지원을 받아 문제를 고치고 배웠다고 합니다.

지금 준비할 일

Sottiaux의 전망은 결국 소프트웨어를 쓰는 주체가 사람에서 agent로 옮겨 가고, 사용자는 복잡한 설정 없이 결과만 받게 된다는 그림으로 모입니다. 물론 1년 안에 10배라는 수치는 한 제품 책임자의 전망이므로, 그대로 일어난다고 단정하기보다 설계의 기준선으로 삼는 편이 알맞아 보입니다. 지금 해 볼 수 있는 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서비스를 만드는 개발자: 사람이 쓰는 화면만이 아니라 agent의 대량 요청을 버틸 API와 백엔드를 함께 설계합니다.
  • agent를 구축하는 팀: 손으로 엮은 루프와 그래프에 너무 많이 투자하지 말고, 모델이 좋아지면 걷어 낼 수 있게 단순하게 둡니다.
  • ChatGPT 플러그인을 고려하는 사업자: 노출 요령보다 사용자가 다시 찾을 만큼의 실질적인 쓸모에 집중합니다.
  • agent를 직접 쓰는 사람: 먼저 agent 하나를 자기 선호에 맞게 길들인 뒤 여러 agent로 넓히고, 중요한 코드나 시스템에 연결하기 전에는 별도 기기나 가상 환경에 격리해 안전장치를 둡니다.
  • 커리어를 고민하는 사람: 빠른 실행보다 무엇을 만들지 고르는 안목과 사용자 이해,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능력을 키웁니다.